보고서 작성법 ② 보고서 양식, 형식, 분량은 어떻게?
보고서 작성법 ② 보고서 양식, 형식, 분량은 어떻게?

많은 사람이 보고서 작성법 관련해서 주시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보고서 양식, 형식, 분량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입니다. 사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양식, 분량에 단 하나의 정해진 정답 같은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단 하나의 정답을 말하라고 하면 ‘원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필요한 만큼 만들어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보고서 양식: 기존 자료를 먼저 확인해라!

재직 중인 회사가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만들었던 기존 자료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막막하다면 활용해볼 수 있는 한 가지 팁이 있습니다. 바로 그 회사에서 비슷한 다른 상황에서 사용했던 다른 보고서의 분량과 양식을 참고하는 것입니다. 회사마다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양식이나 분량이 서로 다 조금씩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회사에서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보통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컨설팅 회사는 컨설팅 스타일의 PPT 양식이 확고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제안서이든 최종 보고서이든 무슨 자료 하나를 만들었다 하면 최소 10-20장은 기본이며 평균 30-50장, 많을 때는 100장 짜리 자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PPT 1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꽉꽉 압축되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IT 스타트업 같은 곳들은 전혀 스타일이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심플하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조직인 만큼 대부분의 보고서가 텍스트 몇 줄로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기업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조직이라도 상황에 따라 만들어야 하는 자료의 스타일이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텍스트 몇 줄로 보고를 마치는 IT 스타트업도 외부 투자 유치를 받아야 한다든지, 대외 소개 자료 등을 만들어야 할 때는 그 상황에 맞는 양식과 분량의 자료를 별도로 준비합니다. 최소 수십억, 많으면 수백-수천억의 자금이 움직이는 투자 과정에서 텍스트 몇 줄로 기업 소개 자료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IT 스타트업이라고 하더라도 30-50장 정도 되는 컨설팅 느낌의 PPT 자료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외 홍보 자료나 영업 자료를 만들 때는 또 느낌이 약간 다릅니다.

이렇기 때문에 본인이 재직 중인 회사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료를 쓰는지를 미리 먼저 한 번 확인해 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다면 인터넷 등을 통해 참고할 만한 양식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은 이런 템플릿들이 많이 공개가 되어 있어 조금만 찾아봐도 괜찮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고서 양식: 그 외 참고 가능한 기준들

그 외 참고해볼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다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발표 자료나 대외 공식 소개 자료 등은 PPT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컨설팅, 광고대행사 등 전문적인 의뢰를 받고 수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결과물도 보통은 PPT로 만들어서 전달합니다. 반대로 일상적인 내부 미팅 문서는 간단한 워드 형태의 문서로 제작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발표 자료들도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내부용 문서라고 하더라도 이미지나 시청각 자료가 많이 필요한 경우라면 PPT로 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기업이라면 사업부의 분기, 반기, 연간 성과 보고 같은 것들도 PPT로 작업해서 전달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PPT 자료의 분량에는 딱히 정해진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표 시간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면 이에 맞춰서 분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PPT 1장 당 적게는 1분, 많게는 3분 정도를 잡으면 대개의 경우 대충 시간이 맞습니다. 발표용 자료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컴팩트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가적인 백업 자료나 디테일한 수치 등은 별도의 부록으로 따로 빼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로바로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준비해두면 더 좋습니다.

보고서 양식: 분량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을까?

혹자는 “보고서 분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더 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하는 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의 분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보고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보고서가 불필요하게 너무 길면 작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것을 읽고 확인하는 상대방 입장에서도 많은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필요한 내용만 제대로 잘 전달을 할 수 있다면 보고서의 길이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 그것이 보고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보고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고수’들의 대화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컨설팅 펌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늘상 30~50장 이상의 PPT를 만들기는 하지만 동시에 ‘개요서(Executive Summary)’라고 부르는 한 장짜리 요약 장표도 꼭 함께 작성해둡니다. 이 1페이지 PPT는 어디에 사용이 되는 것일까요? 바로 기업의 회장님 또는 대표∙임원 발표에 사용이 됩니다. 기업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바쁘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정말 가장 중요한 내용들만을 압축적으로 정리해서 전달 받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보고를 할 때는 컨설팅 펌에서 가장 높은 직급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너가 기업의 회장님과 독대하며 1페이지 PPT만 놓고 보고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고수’들 간의 극도로 효율적이고 정제된 대화가 오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한 장짜리라고 해서 ‘더 쉽게 만들 수 있겠네’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높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강력해야 단 한 장 안에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만 추려서 담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PPT를 더 빠르게 많이 그릴 수 있다고 해서 보고서의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듯 진짜 ‘보고서의 달인’이 되려면 TPO(시점, 장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분량∙양식을 잘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핵심만 짚어서 1장짜리 보고서나 심지어 단 몇 줄의 글만으로도 성공적으로 보고를 마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