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매출과 관련해서 매주, 매달, 매분기, 매년 보고를 해야 하는데요. 적어도 월 단위 이상부터는 매출이 목표량에 미달했을 경우 원인 분석 및 대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해요. 솔직히 목표는 늘 과도해서 맨날 변명하는 게 일입니다. 진짜 솔직하게 말해서… 다 모르겠고 변명 잘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보고서 작성법: 나쁜 결과를 보고해야 할 때
우리가 항상 좋은 실적이나 긍정적인 내용을 보고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나 부정적인 실행 결과를 전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까요?
먼저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 대비 실적이 낮은 이유는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반복성: 목표를 어쩌다 한두 번 미달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오랜 기간 계속 미달하고 있는지?
- 특수성: 일부만 목표에 미달하고 있는지, 아니면 조직 전체 또는 다수가 목표를 미달하고 있는지?
- 불가피성: 충분히 대응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
보고서 작성법: 근본 원인 파악
우선 나 또는 우리 조직의 실적 부진이 최근 한두 번 발생한 일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지속된 일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이 상황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면 단순히 어쩌다 발생한 일처럼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매번 변명을 해야 하는 나 자신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상사나 회사도 답답함을 느낄 것입니다. 이럴 때는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든지, 달성 가능한 목표임에도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면 무엇을 개선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두 번째 기준입니다. 회사가 현실성 없이 과도하게 목표를 설정한 경우라면, 나 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나 다수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에는 내 역량보다는 회사의 목표 설정 기준이 현실적으로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원들은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데 일부만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면, 내가 맡은 업무나 일하는 방식에 개선의 여지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단순히 이번 성과 평가를 넘기려는 태도만으로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가 맡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특별히 어려운 일이라면 목표를 수정해야 하고, 내가 일하는 방식에 부족함이 있다면 이를 개선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문 판매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볼까요? 동료 A는 인구 5만 명이 밀집된 도시에서 일하고 있지만 내가 맡은 지역은 인구는 같으나 산간 지역이라 이동 시간이 두 배라면, 동일한 매출을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럴 때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남들과 환경은 비슷한데 그저 내가 일하는 방식이나 역량에 문제가 있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고, 내가 맡은 일이 특별히 더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내 업무 방식이나 역량에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내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거나 성과를 잘 내는 동료의 방식을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코로나19, 인구 구조 변화 같은 외부 변수로 인해 실적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동료가 맡은 지역은 새로운 공단이 들어서 인구가 늘고 소득 수준이 증가하는 곳이라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A 동료의 실적은 그 지역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를 확률이 더 높을 것입니다. 반면 내가 맡은 지역은 인구가 줄고 소비력이 있는 사람들이 떠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A 동료와 같은 노력을 해도 실적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부적 변화를 반영해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법: 유의하면 좋은 점
그렇다고 모든 실적 부진의 원인을 외부적인 요인에 돌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내 실적이 부진하다면, 나의 퍼포먼스나 일하는 방식에 문제를 집중해야 합니다. 외부 요소도 대응 가능한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불어 외부 요인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 문제가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일시적인 외부 이벤트로 실적이 부진하다면 회사나 상사에게 설명하고 기다려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 장사를 하는 사업이 장마철 때문에 판매량이 줄었다면,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이 인구 감소나 매크로 트렌드 변화 같은 장기적인 영향이라면 회사와 상황을 공유하고 해법을 찾아야만 할 것입니다.
추가로 팁을 하나 더 언급해보자면,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실적 보고 시점을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를 미리 솔직하게 알리고 도움을 구하면 상사나 회사는 적시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좋고,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불이 나기 전에 미리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나은 대처인 것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오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목표 대비 성과가 부족한 상황을 겪게 됩니다. 이때는 문제의 반복성, 업무의 특수성, 외부 변화 여부를 고려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더 잘하겠습니다’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으며 실적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